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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3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6) 수술 이후 수술 당일. 마약성 진통제 덕분인지 수술 통증은 모르고 잘 지나갔다. PCA라고 하는 수술 후 통증을 거의 없게 만들어주는 주사가 있는데 이게 계속 혈관을 타고 들어가니 아픈 건 모르겠지만 좀 몽롱한 게 있었다. 수술해주신 교수님께서 오셔서 수술 잘 되었다고 설명해주시고 가셨다. 늘 수술을 하는 입장이었다가 받는 입장이 되어보니 "수술 잘 됐습니다" 라는 한 마디가 다른 어떤 말보다 감사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났고. 수술 후 첫 째 날. 수술 부위가 간간히 아프고 옆으로 돌아눕는 게 많이 불편했다. 거의 못 움직일 정도. 가만히 있으면 안 아픈데, 장시간 누워있다보니 좀이 쑤셔 몸을 돌아 누우려고 하면 통증이 쫙 올라왔다. 그 때 간호사 선생님을 호출하면 펜타닐이라는 진통제를 놔주셨는데 이게 몽롱하게 만.. 2024. 2. 23.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5) 입원과 수술 12월 23일 입원하던 날, 점심 이후부터 금식이라서 아침과 점심을 거하게 먹어주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코로나 창궐 시기라 보호자는 1명만 있을 수 있었는데 아버지가 맡아주셨다. 방년 34의 다 큰 둘째 아들 간병으로 수고해주시겠다고 자원하신 아버지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입원해서는 사실 그렇게 바쁘진 않고 입원 수속하고 병실 올라가고 옷 갈아입고 수액 달고 이정도? 입원을 위한 피검사 등등을 했고 병실 돌아다니면서 이 병원은 입원실이 이렇구나 하면서 있다보면 수술 동의서와 마취동의서를 들고 의사분이 온다. 인턴 아니면 레지던트처럼 보이는 분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는데 사실 난 의사니까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도 되지만, 일반 환자들 입장에서는 생소한 얘기를 너무 빠르게 읽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 2024. 1. 10.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4) 진단 후 수술 전까지 내가 내 진료 영상과 검사 수치를 보고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을 때 내 아내는 이걸 가족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내 아이의 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나을까. 일단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는 걸 말씀드렸다. 나쁜 소식은 암이라는 것. 좋은 소식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 집에 들어가는 길에 (그 때 당시 어머님 집에 얹혀살 때였음) 나랑 아내는 "수술하면 낫네~" 하면서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였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오랜만에, 거의 20여년 동안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던 분들의 눈이 촉촉해졌던 걸 보았다. 괜찮다고, 이거 수술하면 된다고. 몇 번 말씀을 드리고 나서야 진정이 되셨다. 물론 수술 이후에도 추적검사가 필요하고 .. 2024. 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