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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지자/암투병기_갈색세포종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3) 검사 그리고 결과

by ctrl.z 2023. 12. 28.

11월 30일,

 

진료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내가 걸릴 수 있는 병이 어떤 게 있지"

"별거 아닐 가능성이 있나"

"해결하지 못하는 병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 거 같다. 

 

거의 갈색세포종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갈색세포종 중에서도 양측성이거나 paraganglioma 등이면 치료가 단순하진 않기 때문에

 

병원을 가는 내내 내색은 못했지만 너무 무서웠다.

 

 

진료 접수를 위해. 이 사람들은 어디가 불편해서 여기까지 왔을까. 삼성서울병원

 

 

병원에 도착해서 내분비내과 선생님을 만나고 혈액 검사 , 소변 검사를 했다.

 

혈액 검사는 채혈실 가서 뽑으면 됐고

 

소변 검사는 24시간 소변이라고 해서 하루 동안 소변백에 한번도 놓치지 않고 모으는 걸 의미했다.

 

24시간 소변을 모은다는 게 말이 쉽지 

 

하루 동안 외출은 어렵고, 나도 모르게  모으지 못하고 버리기도 하면서 ..

 

만약 소변을 버렸다??

 

그럼 그 다음 소변부터 24시간을 모아야 한다는 거에서

 

환자들의 의사에게 말 못한 불편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소변은 다음날 제출을 했고.

 

기본적인 혈액검사는 당일에 나왔는데, 

 

고지혈증  (Cholesterol 251, LDL 203, HDL  38, Triglyceride 113) 과 고혈당증 (glucose 128)  이 나왔고

 

아내에게 한소리 들었다. 고지혈증약 처방 받고 운동하라고 ..

 

 

 

 

 

 

12월 6일, 검사한 후 일주일이 지나고. 결과가 나왔는데,

혈액 검사에서

metanephrine 3.84 (정상치 <0.35)

Normetanephrine 1.96 (정상치 <0.64)

(보통 정상치 기준 3배 이상 높으면 갈색세포종을 의심하게 된다.)

 

24시간 소변 검사는 볼 것도 없었다.

 

이제 필요한 건 CT 검사에서 부신에 종양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

 

검사결과를 들으니 오히려 차분해졌달까.

 

이젠 내 몸에 부신종양이 한 갠지 두 갠지 알아봐야 한다.

 

CT 예약을 하고 촬영을 했고

 

6cm (59.7mm) 나 되는 암 덩어리가 내 몸에...?

 

 

상당히 큰 덩어리 녀석이 내 몸에서 자라고 있었다.

 

저런 놈이 호르몬을 뿜어 내고 있으니 머리가 아플 수 밖에 ..

 

 

다행인 건 왼쪽 부신에만 생긴 녀석이었고 수술 (한쪽 부신전절제술)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확진을 받고 치료도 명확해지니 오히려 더 마음이 편안해졌다.

 

수술할 때 죽지만 않으면 되겠구나.

 

보통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된다고 해서 부신우연종 (incidentaloma) 라고도 불리는 종양이고 

 

발작적 고혈압과 함께 뇌출혈이 발생해서 죽을 수도 있는 종양

 

학생 때 Rule of 10 (10% 확률로 가족성, 양측성, 악성)으로 외웠던 종양

 

내가 그걸 진단 받았다니 ... 

 

 

 

그래도 내가 공부한 분야라고 상황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편하지

 

보통 사람들 같으면 많이 당황스러울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