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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출산의 기록 (1) 양부대의 산부인과 저희 부부는 첫째를 철저한 피임을 뚫고 무계획으로 생산해낸 과거가 있기 때문에 둘째는 계획적으로 낳자는 무언의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 약속 안에는 둘째는 1-2월생으로 만드리라는 것도 포함이었는데 첫쨰가 11월생으로 어린이집에서 같은 또래 애들 사이에서 왜소했거든요. 남녀노소 일단 피지컬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계속해왔기에 서로 일과 육아의 속에 치여살면서도 5월에 며칠 연달아 시간을 내었던 것도 이번 출산을 위해서였던 것이었지요. 첫째를 제왕절개로 낳아서 둘째는 선택사항 없이 제왕절개였고 임신 막달 원하는 날짜에 수술을 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개꿀. 우리 부부가 부산 해운대에 살면서 산부인과를 양산부산대병원을 선택하였던 건 아내의 직장이 그곳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순하죠. 해운대 좌동 쪽에는 .. 2024. 1. 17.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5) 입원과 수술 12월 23일 입원하던 날, 점심 이후부터 금식이라서 아침과 점심을 거하게 먹어주고 병원으로 출발했다. 코로나 창궐 시기라 보호자는 1명만 있을 수 있었는데 아버지가 맡아주셨다. 방년 34의 다 큰 둘째 아들 간병으로 수고해주시겠다고 자원하신 아버지께 위로와 감사의 말씀을 드렸다. 입원해서는 사실 그렇게 바쁘진 않고 입원 수속하고 병실 올라가고 옷 갈아입고 수액 달고 이정도? 입원을 위한 피검사 등등을 했고 병실 돌아다니면서 이 병원은 입원실이 이렇구나 하면서 있다보면 수술 동의서와 마취동의서를 들고 의사분이 온다. 인턴 아니면 레지던트처럼 보이는 분이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시는데 사실 난 의사니까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도 되지만, 일반 환자들 입장에서는 생소한 얘기를 너무 빠르게 읽고 지나간다는 느낌을 받.. 2024. 1. 10.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4) 진단 후 수술 전까지 내가 내 진료 영상과 검사 수치를 보고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을 때 내 아내는 이걸 가족들에게 어떻게 설명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내 아이의 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어떻게 받아들여야 조금이라도 마음이 나을까. 일단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다는 걸 말씀드렸다. 나쁜 소식은 암이라는 것. 좋은 소식은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 집에 들어가는 길에 (그 때 당시 어머님 집에 얹혀살 때였음) 나랑 아내는 "수술하면 낫네~" 하면서 심적으로 편안한 상태였지만 어머니와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나보다. 오랜만에, 거의 20여년 동안 눈물을 보이지 않으시던 분들의 눈이 촉촉해졌던 걸 보았다. 괜찮다고, 이거 수술하면 된다고. 몇 번 말씀을 드리고 나서야 진정이 되셨다. 물론 수술 이후에도 추적검사가 필요하고 .. 2024. 1. 8.
의사가 겪은 부신암(부신우연종) (3) 검사 그리고 결과 11월 30일, 진료와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가는 길에서, "내가 걸릴 수 있는 병이 어떤 게 있지" "별거 아닐 가능성이 있나" "해결하지 못하는 병이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한 거 같다. 거의 갈색세포종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생각을 했지만, 갈색세포종 중에서도 양측성이거나 paraganglioma 등이면 치료가 단순하진 않기 때문에 병원을 가는 내내 내색은 못했지만 너무 무서웠다. 병원에 도착해서 내분비내과 선생님을 만나고 혈액 검사 , 소변 검사를 했다. 혈액 검사는 채혈실 가서 뽑으면 됐고 소변 검사는 24시간 소변이라고 해서 하루 동안 소변백에 한번도 놓치지 않고 모으는 걸 의미했다. 24시간 소변을 모은다는 게 말이 쉽지 하루 동안 외출은 어렵고, 나도 모르게 모으지 못하고 버리기도.. 2023. 12. 28.